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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 김종원 지음꼬리를 무는 생각 2023. 12. 4. 08:50
작가는 매년 100권 넘게 읽던 독서 습관을 버리고 1년에 한 권, 그것도 괴테의 저서만 읽는 삶을 15년 넘게 이어왔다고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하루에도 수십 권의 새로운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궁금해서 어떻게 참았을까?
괴테의 8가지 글쓰기 조언을 살펴보면,
1.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 진실로 글을 쓰고 싶다면 가는 시간을 붙잡아야 한다.
2. 진실을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진실은 가공할 필요가 없어서 그대로 옮겨서 쓰기만 하면 된다. 가공한다는 것은 거짓을 쓴다는 증거다.
3. 게을리 써도 원하는 글을 완성할 날이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부지런하게 쓰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하루하루 전력을 다하지 않고는 쓰는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
4. 제발 완벽해지려고 하지 말라. 신만이 완벽할 뿐이고, 다만 인간은 완벽을 소망할 뿐이다. 소망으로만 끝내야, 엉뚱하게 소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5. 글을 쓰며 살아가는 삶은 모든 지식활동의 시작이 아니라 끝이다. 글로 써야 비로소 배운 지식을 내면에 담을 수 있고, 원하는 곳으로 가리고 지식에게 명령할 수 있다.
6. 신문을 읽으면 정보를 얻기보다는 분노와 슬픔에 빠지지만, 누군가에게 정보가 될 글을 쓰면 마음이 태평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7. 보통 사람들은 너무 남의 일에만 신경을 쓰고 자기 눈앞의 의무는 쉽게 잊어버린다. 남의 일에서 벗어나야, 자신의 의무를 마주할 수 있고, 그날그날의 영감도 발견할 수 있다. 늘 자신을 보라.
8. 조각가가 작품을 탄생시킬 원재료를 가지고 있듯, 누구나 자신의 운명을 바꿀 글쓰기의 소재를 가지고 있다. 다만, 그 귀한 소재를 원하는 모양으로 빚어내는 기술은 매일 공들여 배우고 개발해야 한다.
이 조언들만 보더라도 작가가 그동안 그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글쓰기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궁금해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나에게 인생 지침서 내지는 자기 개발서와도 같았다.
인생의 성공을 일과 놀이와 입을 다물고 있는 시간, 즉 침묵으로 정의한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나의 자유의지로 나의 삶을 살기 위해선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하며 놀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사색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
그래야 비로소 '억지로 짜내지 않고 스스로 번지게 하는 삶'을 사는 거라는 작가의 표현이 경이롭다.
어떻게 이렇게 표현하지?
글을 잘 쓴다는 건 이런 거구나.
분명 나와 같은 생각인데 감히 같다고 할 수 없는 정제된 표현이 마음을 울린다.
작가는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본격적으로 앉아서 쓰기 전에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항상 세 번 생각하고 쓴다고 한다. 쓰는 사람이 치열하게 반복해서 생각해야 읽는 사람을 생각하게 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이야기를 쓰지만 읽는 사람을 생각하며 써야 한다는 것이 가장 어렵다.
대중을 충족시키기 위한 글을 쓰라는 얘기는 또 절대 아니다.
아주 간단한 원칙이지만 글쓰기를 시작하는 나에겐 가장 어렵다.
"당신의 생각에 자신을 가져라.
그래야 당신의 글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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