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내면소통(김주환 지음)
    꼬리를 무는 생각 2023. 10. 20. 08:50

     

    마음에도 근육이 있다.
    몸의 근육처럼 마음 근육도 체계적이고 반복적으로 훈련하면 강해진다.
    멋진 몸매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근육이 생기지 않듯이, 마음 근육 또한 생각만으로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한창 뇌과학 분야에 빠져 있던 때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다 보게 된 김주환 교수님의 영상은 꽤 인상적이었다.

    지난 세 달간 식욕에 대한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해서 직관적 식사, 몰입, 우울증, 장건강, 노화, 운동 등 다양한 분야로 이어졌던 나의 관심사들이 이 책 안에서 마치 하나로 엮여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요즘 빠져있는 달리기와 요가, 그리고 명상이 그 해답이라고 하니 너무 놀라웠다.

    그래서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는데, 내가 달리기와 요가를 하며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돼서 책을 읽는 내내 희열마저 느껴졌다.


    이 책은 7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이라 처음엔 ‘과연 내면소통에 대해 할 이야기가 이렇게 많을까?’ 싶었으나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닌 지금까지 연구된 수많은 이론들을 근거로 제시하며 그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해 온 것들을 마음근력과 연결하여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래서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마음근력 훈련’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을 읽는 동안 서서히 그 이론들에 설득되어 가며 나의 마음근육이 한층 단단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우리의 뇌의 기본적인 작동방식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잘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회의 변화는 너무도 빠르고 다양한데, 우리의 뇌는 원시시대의 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뇌과학 관련 책들에서도 많은 뇌과학자들이  이것이 비만, 성인병, 우울증, 등을 야기시킨다는 결론을 도출하기도 했는데, 김주환 교수님 역시 이것을 근원적인 문제로 제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적절한 훈련을 통해 뇌의 작동방식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다행히도 이것은 후천적인 노력으로 충분히 가능하며 이것이야말로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말한다.

     

    이 부분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평생 배우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중요한 부분이다.

    더 이상 어떠한 배움도 없는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며, 우리가 인생에서 지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마음근력은 후천적으로 더 많이 결정된다고 한다.

    부모가 된 후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떠한 환경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나 자신에게 어떠한 환경인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만 후천적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나 또한 아직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성장하는 만큼 아이에겐 더 좋은 환경이 되어줄 수 있으니 선순환을 위해서라도 나부터 스스로를 좋은 환경 속으로 데려가야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나 자신을  바꾼다는 건 매우 힘들다.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며 살기만 해도 크게 문제 될 건 없을 것 같고 익숙함이 주는 안락함을 포기하는 건 크나큰 도전이다.

    그래서 저자는 아무리 동기부여를 하고 의지를 불태워도 ’ 실행’이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몸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면 일단 운동화를 신고 나가야 한다.

    가만히 서있다가 들어오던, 가볍게 걷던, 빠르게 걷던, 뛰던, 그 어떤 작은 행동이라도 실행에 옮겨야 한다.

    마찬가지로 마음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도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뇌 특정 부위의 신경망의 습관적 작동방식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뇌의 연결망을 바꾸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편도체의 안정화’와 ‘전전두피질의 활성화’이다.

    마음근력을 향상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명상을 제시하는데, 내면소통 명상의 핵심은 내가 얼마나 완벽하게 명상을 잘 해내는가, 얼마만큼 생각과 마음을 통제할 수 있는가, 무엇을 얼마나 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얼마나 놓아 버릴 수 있는가, 얼마나 통제하고 조절하려는 의도를 내려놓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집착이 얼마나 잘못된 방향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내려놓음’, ‘비움’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쓰이는 요즘, 진정한 비움의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하나라도 더 채우고 놓치지 않으려고 아웅다웅하는 와중에 밀려난 사람들이 변명처럼 이야기하는 게 “난 놓친 게 아니라 내려놓은 거야.” 가 아닌지.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나의 관심사를 나의 안으로 돌리려는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매일 깨닫는 요즘, 그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달리기와 요가, 그리고 명상이다.

    내가 가장 크게 느끼는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바로 ‘호흡’이다.

    흔히들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음을 재밌게 표현할 때 “숨 쉬기 운동밖에 안 해요.”라고들 한다.

    하지만 그건 진짜 숨쉬기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몰랐을 때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들숨과 날숨, 그 둘 사이의 간격을 조절하며 비우고 채우는데 집중하다 보면 비로소 근육의 수축과 이완까지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명상도 마찬가지이다.

    비운다는 것은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온전한 집중이야말로 완전한 비움이라는 것을 달리기를 하며, 요가를 하며, 그리고 명상을 하며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뇌는 아직도 말랑말랑한 찰흙처럼 변형이 가능하다고 한다.

    나를 바꾸고, 나를 둘러싼 세상을 대하는 법을 배우고, 세상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면 비로소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말자.

    그리고 마음속에 품은 그 무엇이 있다면 지금 시작하자.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