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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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영장 있는 집에 산다미국에서 1년 살기 2023. 11. 16. 08:50
우리 집 주변의 타운하우스나 아파트에는 모두 수영장이 있었다. 럭셔리한 워터슬라이드와 안전요원까지 상주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유아풀인지 분수인지 헷갈리는 자그마한 웅덩이만 있는 곳 도 있다. 우리 아파트에도 평범하지만 깨끗하고 널찍한 수영장이 있었다. 도착 첫날 주차장 바로 옆에 있던 수영장을 본 아이들은 여행 온 것 마냥 수영하러 언제 가냐고 매일같이 보챘다. 하루 종일 정착을 위한 여러 행정업무들을 처리하느라 바빴던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첫 주말이 되었다. 주말엔 어차피 웬만한 공공기관들이 다 휴무이기 때문에 모처럼 느긋하게 하루 종일 수영장에서 보낼 생각에 아침을 먹고 수영복을 챙겼다. 수영복을 입은 채 단지 안을 돌아다니는 사람을 보긴 했지만, 그래도 수영복만 입고 나가긴 영 어색해서 위에 헐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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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살이 짐싸기는 출발 전날까지미국에서 1년 살기 2023. 10. 25. 08:50
1년 동안 우리가 살 지역인 NC(노스캐롤라이나)의 Cary(캐리)는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비슷한 위도에 위치해서 기후도 비슷하다고 한다. 그래서 1년 동안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를 겪고 돌아오게 된다. 사계절을 대비해서 짐을 꾸려야 한다는 것은 여름 수영복부터 겨울 패딩까지 모두 챙겨가야 한다는 얘기다. 4인가족이 위탁할 수 있는 수하물은 총 8개, 그리고 기내용 캐리어 4개와 배낭 4개를 가지고 탈 수 있다. 카시트가 필요한 연령의 자녀가 있는 경우엔 카시트 1개도 무료로 위탁이 가능하다. 과연 4인가족의 사계절 용품을 저 가방들 안에 다 넣을 수 있을까? '미리 짐을 부치지 말고 최대한 미니멀한 1년을 보내고 오자.' 는 일념 하에 우리는 정말, 꼭 필요한 물품들의 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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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년 동안 산다는 건, 일탈? 어쩌면 모험?미국에서 1년 살기 2023. 10. 14. 08:50
평온한 나날이었다. 정해진 시간에 알람이 울리면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일주일에 하루는 중국어 스터디, 하루는 문화센터 강좌를 듣는 소소한 일들과 집안일로 오전을 보내다 보면 돌아오는 하교시간. 매일 방과 후에 몇몇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우러 오기도 하고, 학원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과 오후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면 적당히 생산적이고 보람찬 일주일이 지나갔다. 주말이면 양가 부모님을 찾아뵙기도 하고, 가족 나들이를 다녀오거나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가볍게 동네 마실이나 다녀오는 아주 평범하고도 소소한 일상들. 일상을 통해 느껴지는 행복이 만족스러웠다. 잔잔한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긴 건 작년 초였다. 남편이 1년 휴직과 해외 연수 신청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회사에 그런 복지 프로그램이 있다는 얘기는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