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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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스쳐 지나간 후 남은 것들미국에서 1년 살기 2024. 1. 2. 08:50
금요일부터 날이 흐려지고 비가 오는 게 토요일로 넘어가는 밤 사이에 가장 강력한 태풍영향권에 들어갈 것 같았다. 뉴스를 보니 이미 태풍이 지나간 플로리다주 근처의 해안가들은 집들이 물에 잠기거나 부서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점점 거세지는 바람소리가 심상치 않아 부디 무사히 지나갈 수 있길, 주차장에 세워둔 우리 차에 아무 일도 없길 기도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밤새 비 내리는 소리에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뒤척이고 있었는데, 새벽녘에 화장실 변기에서 꿀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뭐지?' 확인해 보려고 일어나 화장실 스위치를 올렸는데 불이 들어오지 않는 게 정전인 것 같았다. 아직 해뜨기 전이라 어두운 게 맞지만 왠지 평소보다 더 어두운 것 같아 창밖을 내다보니 도로의 가로등이 모두 꺼져있어 칠흑같이 깜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