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티스트

송편, 예쁘게 만들고 포장까지

함께하는행복 2023. 10. 24. 08:50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이 말에 딱 어울리는 보기에도 좋고 먹기도 좋은 예쁜 송편 만들기에 도전해 보았어요.

 

기본 흰색 반죽부터 노란색, 연핑크, 코랄색, 연초록, 연보라, 멜란지 그레이, 갈색까지.

송편 만들기에서 가장 기본인 떡반죽은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반죽이 잘 돼야 빚을 때 모양이 더 잘 나오고 쉽게 만들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떡은 쫄깃쫄깃한 그 맛이 잘 살아야겠죠?


그럼 먼저 쌀가루를 준비해 볼까요?

1. 먼저 쌀을 뽀얀 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깨끗이 씻어줍니다.

2. 쌀에 물에 넉넉히 잠기도록 붓고 5~8시간 정도 쌀을 불려줍니다.

(여름철에는 상하기 쉬우므로 중간에 물을 한번 갈아줍니다)

3. 불린 쌀은 체에 밭쳐 30분 정도 물을 빼줍니다.

4. 방앗간에서 설기용으로 곱게 두 번 빻아달라고 합니다.

5. 여기까지의 과정을 생략하고 싶다면 방앗간에서 송편용으로 미리 준비된 쌀가루를 사도 됩니다.


이제 대망의 반죽타임입니다. 

기본인 흰색 반죽은 쌀가루 120g에 끓는 물 40~50g을 넣어 반죽합니다.

색이 있는 반죽은 쌀가루 100g에 끓는 물 30~40g과 색소를 넣어 반죽합니다.

가장 편한 방법은 식용 색소를 사용하는 것이지만 은은한 색감을 내기에는 천연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사용한 천연재료는 찐 단호박, 홍국쌀가루, 새싹보리가루, 자색고구마가루, 코코아가루, 흑임자가루입니다.)

 

사실 색상을 이렇게 다양하게 만들면 반죽하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집니다.

슬라임에 한창 빠져 말랑말랑한 반죽의 촉감을 즐기는 딸아이가 반죽을 맡아주지 않았으면 엄두도 못 냈을 일이죠.

어찌나 조물조물 반죽을 잘해줬던지, 손에 착 감기는 반죽 덕에 떡 모양도 더 예쁘게 나오고 식감도 훨씬 좋았던 것 같아요.


완성된 반죽들은 마르지 않게 비닐로 잘 싸줍니다.

이제 송편에 들어갈 소를 만들어 볼까요?

저는 깨소와 밤소를 준비했어요.

깨소는 볶은 깨 100g, 설탕 100g, 소금 0.5g, 볶은 콩가루 50g, 꿀 약간을 섞어줍니다.

밤소는 찐 밤을 반 갈라 티스푼으로 속을 파내서 곱게 갈아준 후 꿀을 약간 섞어줍니다.

통밤을 넣으면 맛있긴 하지만, 삶은 밤을 파내는 게 훨씬 수월하기도 하고 아기자기한 모양을 내기에도 좋습니다.

 

자, 이렇게 송편을 빚을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모양 내기입니다.

조금 귀찮긴 하지만, 비슷한 크기와 모양의 송편을 빚으려면 같은 무게로 반죽을 떼어내어 준비해 줘야 합니다.

저는 17g 정도로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준비했습니다.

일일이 저울에 달아 준비하는 게 꽤나 번거로운 일이지만, 하다 보면 마치 달인처럼 점점 같은 크기로 떼어집니다.

 

 

자, 이제 예쁘게 송편을 빚을 차례입니다.

송편의 반죽 색이 너무 예뻐서 기본 모양으로만 만들어도 충분히 예쁘지만, 저는 조금 더 욕심을 내 보았어요.

 

꽃모양은 손이 많이 가지만 포인트로 한 두 개만 있어도 분위기를 확 살려줍니다.

작은 동그라미 다섯 개를 이어 붙이고 주름 모양을 살짝 찍어준 후, 가운데에 포인트를 올려주면 완성입니다.

 

 

 

기본 송편에도 작은 꽃모양을 찍어 붙여주면 훨씬 예쁘고 귀여운 모양으로 완성할 수 있어요.

조물조물 열심히 빚은 결과 이렇게 완성되었습니다.

동글동글 기본 송편부터 호박, 밤, 감, 조개, 나뭇잎, 꽃 모양입니다.

 

 

 

모아놓고 보니 더 이쁘죠.

 

 

빚다 빚다 지쳐서 양을 빨리 늘릴 방법으로 생각해 낸  '깎은 밤' 모양 송편입니다.

감자떡 빚듯이 조물조물하면 끝이라 만들기 쉬운 걸로는 단연 일등인데, 나중에 밤톨 모양과 세트로 포장하니 오히려 더 예뻤어요.

스스로 이런 잔머리를 셀프칭찬해 주었습니다. ^^

 

 

완성된 송편들은 냉동실에 얼려두면 당일에 쪄서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남은 반죽으로 딸아이가 조물조물 부엉이를 만들었네요.

너무 커서 한참을 쪄야 잘 익을 것 같아요.

 

 

찌고 나니 색이 진해져서 한층 더 예뻐진 송편들입니다.

 

 

참기름으로 코팅해 주니 더 예뻐지네요.

맛보기로 지인들에게 돌릴 송편들을 차례대로 쪄내서, 이렇게 상자에 골고루 담았어요.

기본 송편은 밑에 깔고 모양 송편들을 위에 올려 양은 많고 다양해 보이게 담아줍니다.

 

 

선물용은 종류별로 세 개씩 골고루 담았어요.

 

 

선물은 아무래도 포장이 중요하죠?

보자기로 매듭을 묶어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고급스러운가요? ^^

 

 

 

다행히 반죽도 잘 되고 송편 소의 간도 딱 맞아서 쫄깃쫄깃 맛있었어요.

너무 욕심내다 일을 크게 벌여서 힘은 들었지만 저나 딸에게 또 하나의 재밌는 추억이 생겨 뿌듯하네요.

한 두 개의 포인트 색상만으로도 평범한 송편에 포인트를 줄 수 있으니, 꼭 한번 만들어 보세요.